이달균 시인의 시집 <<늙은 사자>> 여름 이달균 매미는 노랠 위해 목숨을 걸었고 거미는 허공에다 함정을 팠으며 덩굴은 안간힘으로 묵중한 담을 넘었다 허물 벗겨지도록 애쓰고 욕봤다 모두들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를 실현했으니 장하다 여한없겠다 지상엔 풍년 들것다 메일 이달균 한동안 묵혀둔 메일함을 열었다.. ♡♡♡/시인의 시집 2017.02.27
변현상 시인의 시집 <<툭>> 벌교 변현상 전라도 보성 벌교 저 갯벌이 종교다 날름 날름 주워 먹는 꼬막은 구휼금이고 널배가 넓은 신전을 헌금도 없이 지나간다 담양 변현상 누구와 누구누구 찾아오면 안 되겠다 또 누구와 누구누구 여기 오면 미안캤다 대나무 쪽 곧은 대나무 대나무 또 대나무 흐린 후 맑음 변현상.. ♡♡♡/시인의 시집 2017.02.27
최영효 시인의 시집 <<죽고 못사는>> 개살구 최영효 잎 먼저 꽃이 피는 칠삭둥이 개살구야 피어봤자 눈시울 젖지 익어봤자 개꿈만 꾸지 쓰다 만 이력서 뒤에 발목 부은 여름만 가지 누구 없소 최영효 버럭질 땅 밑에서 단말마로 외치는 소리 거기 누구 없소 여기 사람이 있소 희망을 버리는 것이 희망이 된 하루 빚의 사회학 .. ♡♡♡/시인의 시집 2017.02.27
오승철 시인의 시집 <<터무니 있다>> "셔?" 오승철 솥뚜껑 손잡이 같네 오름 위에 돋은 무덤 노루귀 너도바람꽃 얼음새꽃 까치무릇 솥뚜껑 여닫는 사이 쇳물 끓는 봄이 오네 그런 봄 그런 오후 바람 안 나면 사람이랴 장다리꽃 담 넘어 수작하는 어느 올레 지나다 바람결에도 슬쩍 한 번 묻는 말 "셔?" 그러네 제주에선 소리보.. ♡♡♡/시인의 시집 2017.02.27
손증호 시인의 시집 <<불쑥>> 수평선 손증호 맑았다 흐렸다 뒤채는 입방아에도 위아래 굳게 다문 그 입술 참 무겁다 그렇지! 사내의 속내 저 정도는 돼야지. 팔자가 좋다 손증호 중 국인이 아니라도 팔자가 나는 좋다 유난스레 잘록한 그 여자 팔자허리 통! 통! 통! 튀어오를 것 같은 팔자가 참 좋다. 갑중의 갑 손증호 .. ♡♡♡/시인의 시집 2017.01.25
김영철 시인의 시집 <<마음 한 장 생각 한 겹>> 숨은 그림 찾기 김영철 호박 넝쿨 앞에 서면 언제나 술래입니다. 똑같은 옷을 입고 숨마저 꾹 참으며 끝끝내 안 들키려는 친구들을 찾습니다. 분명히 훑었는데 아까 본 그 자리에 땅에서 솟았는지 살진 모습이 곱습니다.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아이 몇은 남습니다. 다른 것 한 가지 김영철.. ♡♡♡/시인의 시집 2017.01.23
이승현 시인의 시집 <<사색의 수레바퀴>> 여보 이승현 한 번 쯤 쌀독 빈다고 한숨 쉬지 마세요 천애의 벼랑 끝에도 송골매 집을 짓고 쌀독 속 벌레 몸에도 말간 알 슬어 있어요 바다 이승현 세상 모든 말들이 터질듯 밀려들어도 한 되만 넘쳐나도 수증기로 비우는 가슴 숙연히 잦아들다 보면 끝내 닿을까, 저 평형 아내시편 이승현.. ♡♡♡/시인의 시집 2017.01.23
임성구 시인의 시집 <<앵통하다 봄>> - 시인동네 시인의 말 임성구 누군가가 유기해서 척박한 땅에 자라난 못생긴 내 자식들아 네 진한 향기를 열어 신나게 고함치거라 파란만장을 웃게 하라 2015년 어느 앵통한 봄에서 다시 봄까지 임성구 토란잎 우산 임성구 먼지 풀풀 날리며 빨간 버스 지나간다 차 허리 탁탁 치며 안내양이 오라~이 .. ♡♡♡/시인의 시집 2017.01.23
이종문 시인의 시집 <<아버지가 서 계시네>> - 황금알 지팡이 톡, 부러지네 이종문 곧장 땅에 누워 땅이 될 할머니가 땅에다 지팡이 짚고 땅을 밟고 버티면서 그 땅과 맞장 뜨는데 지팡이 톡, 부러지네 '위험'에다 발을 딛고 이종문 '지뢰'나 '위험'같은 낱말들을 알 리 없다 물총이나 쏘며 노는 저 천진한 물총새는 '지뢰밭 위험' 표시도 그 물.. ♡♡♡/시인의 시집 2017.01.23
나석중 시인의 시집 <<물의 혀>> - 문학의 전당 걸어둘 것이 있는 방 나석중 텅텅 망치 맞는 못대가리 얼마나 아플까 쿵쿵 못 끝 받으며 생살 찢는 벽은 또 얼마나 아프고 佳約이란 서로 아픔을 받아들이는 것인가 무엇보다 아픔을 견디는 것인가 백 년의 시간을 단단히 응고시키는 묘약인가 아 그러나 속내는 녹슬며 마르며 삐거덕거.. ♡♡♡/시인의 시집 201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