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오이설)
조리사자격증
2000년한식 조리사 자격증 딸때 얘기야.
그 해 최초로 갑자기 무더위가 찾아온 7월 1일..
후라이팬, 뒤집개, 국자, 등등
여행가방으로 한 짐 짊어지고 전철타고
서울까지 실기시험을 보러 갔지.
그 날 시험 메뉴로 오징어 볶음하구 오이소박이가 나왔어.
칸칸이 비닐루 천막쳐 놓은 데다 가스불 열기에
찜통을 찜쪄 먹게 더운 날씨에
안에서 옷 후줄근하게 젖어 가지구 시험을 보는데
갑자기 두통이 엄습해 머리속이 텅~ 비는거야.
아무 생각두 안나.
그 간단한 오이소박이를 난생 첨 만들어보는거 같았어.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구 시험 망칠거 생각하구
다 절여지지두 않은 오이에다가 부추 다져서 넣고
이걸 접시에 담아야 하는데
담아논 그림두 생각이 안나는거야.
그래서 그거 세 조각을 접시에 아주 자알~ 세워놓았다.
그리구 그 고통속에서 벗어나려고 서둘러
만든작품을 제출하는데...
나 챙피해서 죽는 줄 알았다..
전부 다 눕혀서 담아놨는데
나만 세워놓은 거야...
몸은 온통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것처럼 후줄근한 채
두통은 깨어져라 머리가 쥐어짜지는데
웃음이 막 나오는 거있지..
근데 중요한건 나 그 날 조리사 자격증 땄다는 거 아니니..
그날 우리학원에서 40여명 정도 갔는데
합격자는 몇 명 안됐어.
억세게 운 좋았던거지?
혹자는 그러대..
남과 다른 창의력에 점수를 준거 아니겠느냐고..
시험끝나고 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두통이 싸악 없어지드라..나참~
어때내 외(오이)說!!!
좀빗나갔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