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09 하버드 만해시조페스티벌 (행사 참가기)
2009년 12월 05일 아침 9시에 정이 듬뿍든 시인 몇 분이 서울을 벗어나
강원도 만해마을로 향했습니다.
한분순 시조시인협회 이사장님, 홍성란 교수님, 정용국 시인협회 사무총장님, 김선화 시인님, 권영희 시인님, 김영주 시인님, 그리고 저 이승현까지 승용차 두 대로 마치 겨울 여행떠나는 것처럼 떠났습니다.
강원도 원통중학교 선생이신 김동호 시인께서 강원도에는 지금 폭설이 내리고 있으니 천천히 오시라는 문자 연락을 받고 사뭇,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차창밖 풍경은 이미 설경을 넘어 신경의 경지였습니다.
차 안에서 찍는 사진은 다 버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신 사진기 삿터를 눌렀습니다.
2009 하버드 만해시조 페스티발의 이름으로 오늘 성대하게 치뤄질 행사에 한 일원으로 참석하게 되는 영광을 마치 축하라도 하는 듯, 눈은 참말로 신나게 내려주고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홍성란 교수님께 참석할 수 있는 영광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원통에 도착하니 김동호 선생께서 미리 예약해 놓은 황태전문구이집으로 이동하였는데...
이게 이게 입이 딱 벌어지는 한상차림으로 나오는
겨울에 맛보기 어려운 온갖 산채나물에 노릿노릿한 황태 양념구이...
(이쯤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할 거란 예상^!*)
밖은 폭설이 바람결에 날리고, 창 안에서는 들기름에 산채나물로 밥을 비비며 내는 사각사각 소리를 어떻게 글로 표현해낼까요.
그냥 밥이 씹히기도 전에 목을 넘는 것...
그렇게 점심을 먹고 앉은 자리에서 풀어지는 눈에 얼킨 유년시절의 훈훈환 이야기보따리는 또 얼마나 흥이 겨운지... 모두들 일어나기 싫어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만해마을로 들어서는 그 순간, 눈보라의 찬 공기가 뺨을 스치는데 그 수준이 어루만지는 것을 넘어 마구 후려치는 수준이었습니다.
모두 다 얼떨결에 뺨을 맞은 것처럼 두 손으로 볼을 감싸쥐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매서운 겨울 바람이었습니다. 아마도 모두들 이쯤에서 시 한 수 씩 가슴에 품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반갑게 맞아 주시는 만해마을 촌장이신 이상국 시인님, 오늘의 행사 주관단체인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권영민 교수님께서 따듯한 손으로 맞아 주셨습니다.
얼얼한 뺨은 행사장 더운 공기로 빨간 홍시마냥 홍조빛을 띄기 시작할 무렵 방 배정표를 받아 방으로 이동...
방에서 보는 바깥 설경에 모두들 넋을 놓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랬을 겁니다. 여류시인들 방엔 들어 가보지 못했지만...
모두들 감탄에 감탄의 말들을 시 한 수 읊듯 했을거란 생각입니다.
지금 시간이 1시30분, 행사시간까지는 아직 1시간 30분 정도 여유가 있어, 이 좋은 설경에 술이 없어서 되겠냐며, 모 시인이 눈발 날리는 길을 한달음에 술을 사러 달려 갔다 와...
조촐한 연회가 벌어졌고...
그리고 정확히 3시에 행사장으로 이동 아래 사진과 같은 행사를 치뤘습니다.
이 행사 일정에 대한 뒷이야기는 김영주 선생님이 올려 주시기로 어제 밤 제 꿈에 와서 약속을 하셨기 때문에 저의 소임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영주 선생님, 그럼 기대하겠습니다.
행사 내내없는 제 얼굴 사진도 한 장 올려 주시길 두손 모아 기원하면서... ^!*
(홍성란 시인님의 명자꽃 시빗돌)
(한분순 시조시인협회 이사장님의 말씀)
(홍성란 교수님의 시조의 격조에 대한 보충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