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장도열차 / 이병률

꿍이와 엄지검지 2010. 2. 26. 11:44

이번 어느 가을날,

저는 열차를 타고

당신이 사는 델 지나친다고

편지를 띄웠습니다

 

5시 59분에 도착했다가

6시 14분에 발차합니다

 

하지만 플랫폼에 나오지 않았더군요

당신을 찾느라 차창 밖으로 목을 뺀 십오 분 사이

겨울이 왔고

가을은 저물 대로 저물어

지상의 바닥까지 어둑어둑했습니다

 

- 이병률, <장도열차> <<포옹>>문태준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