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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서 온 편지 - 용아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2. 10. 11. 20:36

 

 

 

 

훈련소에서 온 편지

- 용아

 

계단을 비질하며 아래층까지 내려가니

바구니에 우편물이 한 묶음 들었더구나

혹시나 들여다봤더니

그리움 묻은 글 있겠지

 

반가운 마음으로 두 계단 씩 뛰어올라

허겁지겁 안경 찾아 글을 읽어 내려가다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한 동이나 쏟았어

 

속 깊고 듬직해서 내 아들 같지 않고

하늘에서 내려준 수호천사 같았는데

이렇게 엄마 마음을 흔들어 놓는구나

 

엄마가 이제까지 해준 것이 있다면

믿어주고 기다려준 그 두 가지 뿐인데

지금도 그러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

 

엄마는 너를 믿어

너의 길도 믿을 거고

무얼 하든 너 가는 길 엄마는 응원할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도 이제 그만 거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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