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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2 - 책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꿍이와 엄지검지 2012. 11. 7. 05:32

 

 

 

 

 

 

 

 

 

 

 

칼럼/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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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늦었지만, 그래도 지금이 미래에 대한 투자의 적기
기사입력: 2012/11/06 [14:34]  최종편집: ⓒ 오산시민신문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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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도서관은 개관 초기부터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학교도서관'을 표방했다. 당시 주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학교도서관을 개방한다는 요지의 통신문을 보내기도 했는데 반응은 없었다. 그 무렵 우리 지역에도 중앙도서관이 생겨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갖추고 지역민들에게 다가와 지금은 지역의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마도 도서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 목소리를 냈던 일선의 근무자들과 의식 있는 정책 관계자들의 문화에 관한 각별한 관심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지역에 일조를 하고자했던 우리 학교도서관도 그에 맞게 대처해 나갔다. '지역주민에 대한 범위 확대'였다. 외부에서 지역주민을 불러올 수 없다면 내부의 지역주민을 발굴하자는 생각으로 교직원 자녀, 가족, 친지들을 지역민의 범주에 두고 그에 적합한 도서를 구비했다. 여교사를 위한 육아서, 맞벌이 교사를 위한 간편 요리책, 교직원 자녀들을 위한 동화책, 여가시간을 위한 취미, 인테리어, 각종 자격증 준비를 위한 수험서 등등으로 교직원 가족을 유도했다. 그 덕분에 주택관리사,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딴 교직원 가족도 있었다. 

 그림책 코너도 마련했다. 당연히 어린 자녀를 둔 교직원에게 환영을 받았고 책 읽는 습관이 붙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그림책을 권하기도 했다. 글씨 없는 그림만으로도 천만가지 심상에 젖게 하는 그림책의 철학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 매력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머리가 복잡하고 우울할 때는 조용히 그림책을 펼쳐보기를 권한다. 시집코너도 마련됐다. 이렇게 나름 좁은 공간이기는 하지만 의미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교마다 정규 수업 전 5분, 10분을 쪼개가며 아침독서시간을 마련하고 책을 읽히려는 열의를 본다. 그 5분, 10분의 독서력에 대한 위대한 힘을 말하면서도 정작 수업시간표에는 독서시간이 없다는 것을 안다. 독서력이 미래의 경쟁력이라고는 하면서도 책 읽는 시간을 아까워하고 더러는 못마땅해 하는 학교도 있다. 왜, 도서관에 '정보를 활용한 수업은 권장' 하면서 책 읽는 시간을 '낭비하는 시간'으로 보는 걸까. 

책 읽는 일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지금 당장 읽고 어떤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것이 아닌 가랑비에 옷 젖듯 누적된 지식의 습득으로 인격을 완성해 나가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입시에 필요해서 고등학교 때 갑작스레 준비해야할 내용이 아닌 것이다. 책을 한 권 읽는다는 것은 다음 책을 읽기 위한 권장서 한 권 보았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 독서의 매력이 그런 것이 아닌가. 한 권 읽고 나니 다른 책에 대한 관심사가 생긴다는 것, 그래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책을 찾게 된다는 것. 

 
까닭에 '책 읽고 독후감 써라'고 강요하는 부담도 사실은 주지 말아야한다. 그나마 읽던 책도 읽기 싫어질 것이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무슨 일이든 다 교육과 결부시키고 싶겠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잠시라도 공부를 벗어나고 싶어 책을 찾기도 할 터인데 그런 아이들에게 '독서도 공부'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그나마의 책읽기마저도 자연히 멀어질 것이다. 기다려주자. 아이들이 충분히 읽고 나면 쓰라고 하지 않아도 쓰고 싶어지는 시기가 온다. 

행정실무사의 배치로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량도 많이 줄어들었다. 아마도 자기 계발의 시간을 주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한다. 야간자율학습을 밤 10시까지 의무적으로 시행하던 시절에는 '지금이 한가하게 책 읽을 때냐'고 아이들이 빌려간 책을 보관(-_-;)해 주는 친절한 선생님도 더러 있었다. 책을 많이 읽으라고는 하면서도 책 읽을 시간은 따로 없는 아이들, 선생님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닌 초, 중, 고 기간 동안 일관성있는 독서습관이어야 할 것이다. 

                                 
 
▲ 김영주 사서     © 오산시민신문
김영주/(1959~ )
시인.
학교도서관 사서.
시조집『미안하다,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