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제4회 디카시페스티벌 <고성의 아름다운 밤>
2011년 5월 27일,
제4회 디카시 페스티발 오프닝 데이
촉촉한 습기와 슬쩍슬쩍 스쳐가는 서늘한 바람
너무 더울까 염려하였는데
습도와 온도가 받쳐주는 고마운 날씨였습니다.
디카시 가족들과의 첫만남으로 약간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긴 여정에 올랐습니다.
수원에서 고성까지 어떻게 가나.. 막연하던 차에
먼저 배달의 기수가 되어주시겠다고 제안을 해주신 경문 선생님,
뵈오니 정말 십 년을 이웃에 살았던 아저씨처럼 편안하신 분이었습니다.
경문 선생님 말씀이 부산에서 고성까지는 먼 거리는 아니나
중간에 깔짝깔짝거리는 구간이 많아 두어 시간은 잡아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두어 시간이면 적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역시나 "깔짝깔짝"이란 겡상도식 표현을 쓰신 만큼
저는 무궁무진한 안내방송을 들으며 지루하지 않게 고성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깔짝깔짝.. 대박..이었습니다.. ㅎㅎ
소가야 유물관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제일 먼저 서로를 알아본 황시은 선생님,
먼 발치였으나 사진으로만 보아온 시은 선생님과 저희 일행,
서로 오래 묵은 친구처럼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나누었습니다.
전시실에서는 22인의 디카시가 전시되고 있었고
한 쪽에서는 디카시백일장이 접수되고 있었지요.
작품이 하나 둘, 메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한다 선생님이 맛있는 찰떡을 한 보따리 들고 들어오셨습니다.
역시 한 눈에 알아보고 우리는 포옹을 하였지요.
오랜만에 만나는 친정 언니만큼이나 반가웠습니다.
선생님이 해오신 찰떡 다른 분 하나 먹을 때
저 두 개 먹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떡보니까요.. ㅎㅎ
작품이 속속 들어왔지요.
처음에는 그 많은 작품을 어떤 형식으로 공정하게 채점을 하나, 고심하였는데
곧 방법이 나왔습니다.
노트북을 멀티모니터에 연결하여
메일로 들어온 작품 심사에 들어간거지요.
와~!
디카시이기 때문에 가능한
첨단 심사방법이 도입된 것입니다.
심사를 맡은 이우걸 선생님, 강희근 교수님, 김종희 교수님,
이상옥 교수님, 황시은 선생님, 그리고 저
이렇게 심사일행이 멀티비젼으로 보는 작품은
신속, 공정하지 않을 수 없는 초유의 심사가 되었습니다.
한 작품이 심사에 오르면 거의 동시에
가, 불가의 판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작품은 누가 보아도 좋아서
"야! 이거 괜찮다!!" 소리가 일시에 터져나왔고
조금 미흡한 작품은
"아, 이건 아직 디카시를 잘 못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아쉬움을 함께 공감하였습니다.
정말 디카시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심사의 진풍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정말 유쾌한 심사였습니다! ^^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만 하면 디카시가 어느 정도 인지되어 대중들에게 파고 들었다고 봅니다.
다 아시다시피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와 시가 결합한 새로운 문학장르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문자로 재현한 언어 너머의 시로
극 순간성, 극 현장성의 특성을 가집니다.
언제부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문자 + 영상 글쓰기가 일상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디카(폰카 포함)의 상용화로 디카로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곁들이는 글쓰기는 많은 네티즌들에 의해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로 자리 잡았다.
디카시의 출현은 이런 네티즌들의 새로운 글쓰기 형식에 기인하는 것이다.
예술적 글쓰기가 일상적 글쓰기를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라고 할 때,
디카시는 네티즌들의 새로운 글쓰기의 업그레이드라고 봐도 좋다
- 계간 <<21세기 문학>> 2009 가을호에서
디카시 낭송의 시간에는 이우걸 선생님의 짧은 특강도 들었습니다.
이우걸 선생님의 "발"이 아마도 난생 처음 세상의 조명을 받은 날이 아니었을까..
행사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와주신, 전국 규모였습니다. ^^
디카시의 오늘이 있기까지 애써주신 모든 분들
디카시 탄생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함께 하셨을
이상옥 선생님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모르는 디카시의 산 증인들,
와주신 모든 분들의 이름을 떠올리며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정말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고성의 공룡 발자국 보고 온다는게 오기 바빠 깜빡하였습니다.
다음에 볼 날이 오겠지요.
내년을 기약하며.. ^___^
* 사진으로 보는 감동은 그날의 진사 (사진사) 경문 님과 구한 님이 전해드릴 것입니다.
* 전시는 6월 6일까지 계속됩니다.
가까이 계시는 분들은 기간 중 하루 다녀가시면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