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마주보는 섬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4. 12. 2. 10:36

 

                                                                                                      <그림 - 홍학기>

 

마주보는 섬

 

김영주

 

당신은 발을 걷고 징검돌을 놓습니다

내 발이 젖을까봐 징검돌을 놓습니다

가슴 속 뜨거운 섬을

뚝뚝 뜯어 놓습니다

 

당신을 따라가며 나도 돌을 놓습니다

가까이 갈 수 없어

멀리도 갈 수 없어

한 발짝 떨어진 곳에 돌을 묻어 놓습니다

 

물을 다 건너오니

나는 여기

당신은 거기

당신과 나 사이의 저 물길을 어쩌나요

누억 년 그리고 그려도

닿지 못할

그대

 

 

<시조시학> 2013 여름호 - 이 시인을 주목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