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웃기다 자빠지다*

꿍이와 엄지검지 2014. 12. 31. 10:39

 

웃기다 자빠지다*

 

김영주

 

살고 쓰고 사랑했다는 스땅달의 묘비명이나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거나

저저금 한 마디쯤은

두고 갈 말 있나 보다

 

손 툭툭 털어내고 빈 몸으로 가면서도

다시 풀어 볼 것처럼 고를 맺고 가는 까닭

죽음은 마침표가 아니라

그저 쉼표일 뿐이기에

 

울다가 죽기보단 웃다가 죽는 일이

웃다가 죽기보단 웃기다가 죽는 일이

왔다 간 흔적으로는 꽃답지 아니한가

 

*개그맨 김미화가 쓰기로한 묘비명. '웃기다 자빠졌네'라고 쓰기로 했다고

 

 

<<유심문학회 사화집>>  2014  - 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