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알바천국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5. 1. 7. 14:50

알바천국

 

김영주

 

오토바이 총알배달 편의점 야간근무

학비를 벌기위해 십 대부터 몸을 던진

서른 살 김 씨 직업은 아직까지 알바에요

 

간은 씻어 널어놓고 밸은 털어 묶어놓고

불쑥불쑥 솟구치는 불덩이 꿀꺽 삼키고

짊어진 등짐 덕분에 꽃잠 한 번 못 들어요

 

세상은 넓디넓고 할일은 많다는데

알바 마치면 알바하고

알바 끝나면 알바하고

젊음은 이리 채이고

꿈은 저리 밟히고

 

새들도 집을 짓고 벌레도 짝 있는데

요람에서 무덤까지

계약직

비정규직

알뜰히 피를 빨지요

아름다운 알바천국

 

<<유심> 2015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