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글값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5. 9. 11. 09:04

 

 

 

글값

 

김영주

 

청탁서 꽁무니에 계좌번호 적으라하면

액수야 얼마가 됐건 공연히 즐거워진다

내 시도 대접받는구나

자랑하고 싶어진다

 

글씨건 그림이건 자기 몸값 당당한데

아픈 속 쓰라린 속 제 속 다 까발리고

왜 유독 글쓰는 일만 업장처럼 느껴질까

 

시집 한 권 사 보는 일 그러고보니 게을렀다

오늘은 가판대 위 낯 모르는 시인을 만나

그니가 아낀 설움을 대신 울어 주고 싶다

 

 

<<좋은시조>>  2015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