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사랑해요 금자 씨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6. 2. 6. 07:48




사랑해요 금자 씨


김영주


                           치매에 든 어머니가 커피를 만들어요

주전자에 물을 받아     

설탕을 쏟아붓고

손으로 휘휘 저어서 가스불에 올려요

 

                           지켜보는 아버지의 처연한 저 눈주름

아들 한 잔

남편 한 잔 

공들여 따라놓고

수줍은 누이가 되어 아들 손에 건네네요

 

어머니만 드나드는 갈 수 없는 그 나라

자식을

지아비를

곁에 두고도 잊고 사는

어머니, 당신 이름은 억하고 계신지요


<정형시학> 2015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