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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 / 김영주 (글 - 김문억)

꿍이와 엄지검지 2016. 2. 8. 21:09



옹이   /  김영주

 


새 신 등살에 벗겨진 토란 같은 발뒤꿈치

 


아파 쓰려 절절매다 덜컥 딱지 앉았네 내 살에서 나온 살 옹이 되어 앉은 살 내 살인지 남의 살인지 나도 종내 모르는 살 내 살도 아닌 것이 내 살 속에 박혀서 내 살보다 더 아프게 내 살처럼  살더니 본디 내 살이나 이제 내 살 아니라고 내 살이 밀어 올려 옹이 빠져 나가네 그래 어디 내 삶에 나만 살아지더냐

 


때때로 나 아닌 것이 내 행세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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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는 아픈 곳이다. 잘려나간 그루터기다.

새 신을 사 신고 걸어야 하는 노정에 살갗이 벗겨지면서 모양 없이 뭉친 살덩이가 단단하게 남은 군살이다. 그래서 옹이는 보기 흉스럽지만 아픈 사연이 응고된 미디라 하겠다. 더 뻗어 나가고 싶고 더 말 하고 싶었던 지난날의 흔적이다. 그러다 보니 내 삶만이 나의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아리고 쓰린 남의 삶도 내 살로 와서 옹이질 수 있었던 것이 다시 나의 삶이 밀어내려고 한다고 실토한다. 때때로 나 아닌 것이 내 행세를 하는 혹 같은 것이어서 끌어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옹이는 어디 발뒤꿈치에만 돋아 있겠는가

沒我一體, 人情있는 사람이다.

단시조 연작은 시조문학 발전에 저해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필자의 눈에 번쩍 들어온 사설시조다. 글감도 사설 감이면서 구성도 좋다.

그러면서도 옹이라고 하는 제목을 생각하면 무엇인가 더 아프고 절실한 외침이 있을 법도 하다. 욕심 많은 독자의 갈증이면서 작가라면 누구나 짊어지고 가야 할 멍에다. <글 김문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