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억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6. 9. 16. 16:11




 

김영주

 

여기서 억 저기서 억 억 단위 터지는 소리          

못 입고 못 먹은 돈 긁어모아 억일 텐데   

억장이 무너져내린다

탁! 치니

억! 되었나

 

공약을 뒤집는 건 입속의 껌 돌리듯

지구상 전례없는 다단계 계급민족

하청에 하청의 하청 그 하청에 또 하청

 

일용직 최저시급은 십 원도 벌벌떨며

관청의 밥그릇은 금칠갑에 은칠갑

이보소, 갑갑(甲甲)하는 나리들

혼자만 잘 살믄 재미좋소?*

 

*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에서

 


<<시조21>> 2016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