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스크랩] 만종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6. 11. 10. 16:40


한적한 시골길 오래된 묵박집에

백발의 할매 할배 나란히 앉아 있다

둥그런 엉덩의자에

메뉴도 한가지뿐


반 그릇도 남을 양을 한 그릇씩 놓고 앉아

한 술을 덜어주려

반 술을 흘려가며

간간이 마주 보며 파아 하고 웃는다


해는 무장무장 기울어만 가는데

최후의 만찬 같은 이승의 저녁 한 끼

식탁 밑 꼭 쥔 두 손이

풀잎처럼 떨고 있다


    김영주 시 - [만종]




출처 : 디카시 마니아
글쓴이 : 권창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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