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이태정 시인의 <깡통 같은 저녁>

꿍이와 엄지검지 2017. 2. 2. 16:04

 

 

 

깡통 같은 저녁

 

이태정

 

파도가 싱싱한 바다를 사러 가자

유통기한 살아 있는 토막 난 바다를

노 젓는 수고 없어도 원터치로 만나는 밤

 

등 푸른 300g의 진공을 퍼먹으며

혼자여서 외롭지 않다는 홀로족의 고백처럼

가볍고 경쾌한 시간

달그락,

바닥 긁는 소리

 

     <<좋은시조>> 2015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