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가끔은 떠나보낸 것들이 그립다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8. 2. 19. 15:40

 

 

 

가끔은 떠나보낸 것들이 그립다

 

 

김영주

 

 

글자도 못 된 것이 암호도 아닌 것이

눈뜨면 햇살보다 더 먼저 문 두드려

날마다 뜨거운 메뉴

지겨웠다 너 스팸


 

기껏해야 홈쇼핑 그 아니면 청구서

달갑잖은 메일들을 소리나게 비우고

나 혼자 오도만하게 그물 안에 들앉는다

 

물 맑아 좋은 것도 잠시 잠깐 그 때 뿐

숨소리도 괴괴한 면벽의 절해고도

적막을 두르고 앉아

문득 네가 그립다


2017 <가람시조 제13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