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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시 > 억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8. 12. 12. 10:04

 


 

김영주

 

여기서 억 저기서 억

억 단위 터지는 소리          

못 먹고 못 입은 돈 긁어모아 억일 텐데   

억장이 무너져내린다

탁! 치니

억! 되었나

 

공약을 뒤집는 건 입 속의 껌 돌리듯

지구상 전례없는 다단계 계급민족

하청에 하청의 하청 그 하청에 또 하청

 

     일용직 최저시급은 십 원도 벌벌떨며

     관청의 밥그릇은 금칠갑에 은칠갑

이보소, 갑갑(甲甲)한 나리들

혼자만 잘 살믄 재미좋소?*

 

*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에서  


<<시조21>> 2016 가을호




이 무슨 지구의 자전, 공전도 아닌 만행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걸까.

최저임금을 올리면 지구가 망할 것처럼 들끓던 나으리들께서

최저임금 받는 사람의 연봉도 넘는 돈을 또 올린단다.

그것도 자기들끼리.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특혜가 가히 상상의 범위를 초월한다. 

누리는 게 많으니 자리 보전을 위해 아귀다툼도 하는 거다.


우리나라도 네덜란드처럼 국회의원을 명예직, 봉사직으로 전환하면 안 될까.

국민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이 사리사욕과 권력 누리기에 바쁘다면

어떻게 사심없이 일 할 수 있으며

어떻게 어려운 사람들의 형편을 헤아릴까.


정치하는 사람들 책좀 읽나 모르겠다.

다산의 <<목민심서>>와 <<흠흠신서>>는 읽어 봤나 모르겠다.




 “숙종 계해년(1683)에 부안현의 선비 신종제(申宗濟)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한 나머지

처자를 버려두고 얼음을 깨고 물속에 몸을 던져 죽었다.

감사가 이 사실을 보고하자, 임금이 명하여 휼전(恤典)을 베풀게 하고

그 고을 현감을 감영에 잡아들여 곤장을 치게 하였다.”라는 사례가 있습니다.


숙종 병자년(1696)에 팔도에 유시를 내려

 “특별히 진휼을 더 할 터이니 굶는 사람의 입에 들어갈 것은

단 1홉의 쌀이라도 간활한 아전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라.

                  … 재물과 이익을 탐해 백성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는 자는 내가 곧 잡아다가 죽이고,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다.”라는 엄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박석무의 "풀어 쓰는 다산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