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집

김동호 시인의 시집 <<창 열어 산을 열고>>

꿍이와 엄지검지 2019. 7. 23. 21:53

 

 

 

절집 고양이

 

작은 절집 마당에 고양이 셋 있는데요

한참 어린 것들 노는 게 이쁩니다

사람도 그 절 고양이처럼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비명

 

칼날에 베이거나 꽃잎에베이거나

어느 경우이든 비명은 선명하다

간혹은 많은 말 대신 비명을 지르고 싶다

 

 

폭포

 

물길 뚝 분질러서 사정없이 후려쳐

 

  설 수가 없는 물을 직벽(直壁)으로 세웠구나

 

 

 

시인은

말을

그렇게

쓴다

 

그,

폭포를

내건다

 

 

 

      빈 울음

 

절간의 종소리에 그 울음에 울림이 없다

교회당 종소리에 울림없는 울음만 있다

저 울어 남을 울리는 울림있는 울음이 없다

 

 

<<창 열어 산을 열고>> 김동호, 2019 출판기획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