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소똥구리 부활 프로젝트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9. 10. 31. 10:59



소똥구리 부활 프로젝트

 

김영주

 

나 아직 어렸을 적 멀지 않은 옛날에

소똥구리 흔하게 소똥을 굴렸는데요

그놈들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더군요

 

가족 소 사라지고 공장 소 늘어나고

흙바닥 틀어막는 아스팔트 깔리면서     

생태계 먹이사슬이 시나브로 끊긴 거죠

 

그 귀한 소똥구리 몽골서 잡아왔대요

소똥 굴리며 짝짓고 소똥 속에 알 낳고

이 땅에 소똥구리가 눌러앉기 바라며요

 

소똥도 지난날의 그 소똥이 아니에요

농약이 항생제가 소똥에 범벅인데

영민한 소똥구리가 소똥 쳐다 볼까요?  

 

소 잃고 소똥 잃고 소똥구리 잃고 난 뒤

이제사 뒷북처럼 외양간을 둘러보는데

그래도 더 늦기 전에 고치는 게 낫겠죠?


<화중련>  2019 하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