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아마존복지금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20. 6. 22. 08:22

아마존복지금*

 

김영주

 

가난하냐 물어보고 가난하냐 물어본다

 

가난하냐 다시 묻고 가난하냐 또 묻는다

 

묻고 또,

죽을 만큼 묻고

죽지 않을 만큼 주는 돈

 

* 아마존 정글처럼 ‘생존’만이 가능한 복지라는 뜻에서의 저소득층 지원금

 

 

<시작노트>

 

악성 흑색종을 앓고 있는 한 시각장애인이 정부의 도움을 받기까지 7년이 걸렸다.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나선 아이들이 홀로서기 해야 한다.

부모가 있어도 살기 어려운데 거기에 외로움까지 더하고

무료 급식소에는 청년의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성북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네 모녀의 장례는 무연고로 치러진다.

반값 등록금을, 도시락을, 생리대를 지원받기 위해

174만여 기초수급자는 끝 모를 ‘증명’ 요구에 '죄인'이 되고 있다.

지나친 조사, 엄격한 자격조건, 그에 비하면 보장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유엔은 빈민에게 필요한 사회복지의 자격조건·조사의 강화를

‘빈곤의 형벌화’ 조치로 분류하고 있다.

공공부조는 사회의 최후 안전망일 뿐,

국민 대다수를 폭넓게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가 절실히 요구된다.

 

<<시와 함께>> 2020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