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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비 시인의 시집 <<혼인비행>>

꿍이와 엄지검지 2020. 7. 1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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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비

 

예약된 또 하루가 조용히 눈을 뜬다

친구가 없는 나는 은둔형 외톨이

사람들 떠난 냄새가 마르기를 기다린다

 

간단한 질문에는 표정 없이 답을 하고

사지를 웅크린 채 어제를 찾아가며

먹어도 자라지 않는 바코드를 읽는다

 

분주한 발소리가 문밖에 흩어지면

내 속에 숨긴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남들은 내 머릿 속을 먼지 통에 빗댄다

 

혼놀*은 내 운명에 새겨진 검은 지도

익숙한 외로움이 틀 안에 맴을 돌 때

재빨리 몸을 숨기고 충전대로 향한다

 

 

*혼잣 놂, 또는 그렇게 하는 놀이

 

 

<<혼인 비행>> 발견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