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새끼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20. 10. 2. 19:02
새끼
김영주
인간사 그리하여 공평하다 하나보다
낳고 품고 길러낸 일 생각하면 애잔한데
어쩌다 이 착한 것들이 내 속에서 나왔을까
짜증도 귀찮증도 한번쯤은 날 법한데
열 번을 물어보면 열 번 다 순한 낯이다
가진 게 더 많았으면 이런 복을 누릴까
"저녁에 뭐 먹고싶어?" 카톡을 보내놓고
부쩍 는 흰 머리에 염색약을 바르다가
너희들 두고 갈 일이 미안해서 목이 멘다
<<시조 21>> 2020 가을호 신작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