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고려장 -1995년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21. 10. 14. 12:08

고려장

-1995년

 

김영주

 

소포를 보내놓고 전화기를 찾아든다              

우체부가 가는 날은  햇살도 부산하리

반가워 어쩔줄 몰라할 엄마의 환한 얼굴 

 

라면을 끓이다가 실리카겔을 넣었단다

조미김에서 빠져나온 네모난 비닐쪼가리

울 엄마 거미 같은 손이 후들후들 떨렸겠다

 

"도무지 뭐가 뭔지 보여야 말이지야

암시랑토 않다는 수화기 너머 목소리

"아이참 잘 좀 보시잖구"

산다는 게 서러웠다  

 

<시조정신>2021 하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