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박물관에서 그의 수의를 보았다 껍질에 갇혀 죽은 매미의 몸뚱이를 제 옷을 벗지 못하는 고통을 보았다
옷을 벗지 못하도록 붙잡은 것은 무엇일까 과거를 벗어 던지려 몸부림쳤을 날갯죽지 그렇게 그의 허물은 그의 허물이 되어버렸다
단 며칠, 비명의 삶에 목숨을 걸었다 저 고목에서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매미는 맘 맘 맘 마아아아암 마음이 찢어진다
-김영주, <번데기가 다 매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 <<유심>>, 7/8
감상노트: 어릴 적 곤충채집 숙제가 있어 매미를 잡아 알코올에 담갔다가 압핀으로 고정시켜 본 적이 있다. 매미는 껍질도 벗지 못하고 무슨 일 있었기에 곤충박물관에 진열된 것인가? 허물을 벗어야만 매미로서 삶을 단 7일간이라도 살아갈 수 있다. 누군가의 손에 잡힌 그 순간 땅속에 있었던 7년이란 세월은 의미가 없어진 것인가? 단 일분 만 더 일찍 허물을 벗었다면 나무에서 힘찬 소리로 짝을 찾았을 수도 있다. 사람도 껍질을 벗어야만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그 때가 있다. 하루하루 미루다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벗을 수 있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매미처럼 갇혀 허물이 되는 것이다. |
출처 : 유심 시조아카데미
글쓴이 : 이훈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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