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짝마라, 독자! 손증호 시인의 김영주 뜨겁다, 그놈의 전화 날것으로 와 닿는 축지법이 별거냐며 불쑥불쑥 들이대는 그 앞엔 숨을 곳 없다 꼼짝 마라, 손 증 호 - 손증호, 전문, 시집 에서 시시때때로 오는 전화,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옷매무새를 고치게 되는 게 본능인데 화상전화라니. 입은 채로, 자다 깨서, 혼밥 · 혼술을 먹다가, 혹은 민망한 장소에서 민망한 자세로 맞닥뜨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공개하고 싶지 않은 은밀한 회동이라도 하는 찰나라 치면 이건 뭐 오도 가도 못할 "딱걸렸어"다. 거기다 화면발이라도 잘 받으면 모르겠는데 액정에 뜬 내 얼굴은 나이보다 훨씬 늙고 추레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무방비상태의 "내 얼굴"이 확실해서 더욱 당혹스럽다. 전화번호 검색을 하다가 내 쪽에서 난데없이 영상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