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은 시인의 <소리> 소리 이승은 허공을 가로지른 팽팽한 돌팔매가 졸고 있는 저수지로 단번에 뛰어들자 물 안쪽 혓바닥들이 물 뚜껑을 ㅃ, 딴다 <<넬라판타지아>> 책만드는집 2014 ♡♡♡/시인의 시 2014.07.03
[스크랩] 임성구 시인의 <천리향> 천리향 임성구 새벽부터 초인종을 누르는 이 누구신가? 시린 손 터진 맨발 호호 불며 찾아온 봄 화들짝 수줍은 여자 오래 잠긴 문을 연다 휴대폰에 고이 담긴 분홍粉紅이 번지는 시간 고명 얹는 아내 주름도 환장하게 예뻐 보인다 황혼녘 닿을 때까지 변치 않을 우리의 봄 <<아라문학&.. ♡♡♡/시인의 시 2014.06.16
[스크랩] 김소해 시인의 <압축파일> 잘 익은 호박 한 덩이 택배로 보내왔다 푸근하게 들어앉는 이 가을의 전리품 헐거운 내 안의 창고 아재 웃음 그득하다 흙 한 짐 햇빛 한 짐 냇물도 바람도 한 짐씩 파일에 압축하여 팽팽하게 여문 가을 호박은 앞소리 메기고 후렴구 받는 또 가을 <<부산시조>> 2014 ♡♡♡/시인의 시 2014.06.16
[스크랩] 변현상 시인의 <아저씨 물집> 아저씨 물집 변현상 돈을 따는 광야에서 품을 판 발바닥에 밑줄 친 장부 같은 가장 낮은 무허가로 택배도 받지 못하는 보금자리 또 지었네 오늘을 끌고 가는 적빈赤貧들이 지어 놓은 문패도 차마 못 다는 곧 사라질 쓰린 거처 함부로 철거를 못할 눈물로 지은 저 움막! <<부산시조>&g.. ♡♡♡/시인의 시 2014.06.16
[스크랩] 서숙희 시인의 <몸 하나로> 몸 하나로 서숙희 빗방울 하나가 유리창을 타고 있다 디딤돌도 밧줄도 없이 절벽을 기어서 둥근 몸 다 찢고서야 저 아래 물에 든다 크고 넓은 어딘가에 마침내 이른다는 건 저렇듯 몸 하나로, 다만 몸 하나만으로 절망의 그 맨 아래까지 제 살 헐며 가는 것 <<유심>> 2014. 6 ♡♡♡/시인의 시 2014.06.16
[스크랩] 이태정 시인의 <바닥의 높이> 바닥의 높이 이태정 바닥에 배를 깔고 허우적대는 모습이 땅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 같다 바닥은 아기에게 있어 아직 공중이다 독수리가 먹이를 채 땅으로 내려온다 용맹스런 모습도 바닥에 내려놓았다 더 낮게 고개를 숙이고 먹이를 쪼아댔다 저 낮은 곳에서도 생명은 시작.. ♡♡♡/시인의 시 2014.06.16
[스크랩] 정희경 시인의 <천마, 다시 날다>* 광야를 달리는 꿈 오늘도 진행형이다 갈기를 세우며 자작나무 그 숲을 지나 하늘의 넝쿨꽃무늬 구름을 밟고 섰다 바람도 햇살도 문 밖에 세워두고 잠들지 않으리라, 천오백 년 고른 숨결 새벽녘 에밀레종소리에 돌무지가 벙근다 백마타고 달려오는 토인을 노래하던 시인의 푸른 음성 흰 .. ♡♡♡/시인의 시 2014.06.16
[스크랩] 손증호 시인의 <지퍼> 지퍼 손증호 잠금쇠 탈났는지 이빨 턱턱 걸리다가 억지로 올리려니 틈이 더 벌어지네 눅었던 그대와 나 사이 황소바람 버름버름 <<부산시조 >>2014 ♡♡♡/시인의 시 2014.06.16
조리笊籬에 관한 명상 / 정희경 조리笊籬에 관한 명상 정희경 소리 없는 흰 벽면에 조리 한 쌍 걸려 있다 힘들고 고단한 등, 의자로 서로 기대 쌀 일던 어머니 말씀 고스란히 앉아 있다 팽팽한 하루하루 시작과 끝 어디일까 무거운 음절과 통통 튀는 어절들이 조리질 한번으로도 뒤집히는 일상이다 조간신문에 쏟아.. ♡♡♡/시인의 시 2014.05.13
[스크랩] 배우식 시인의 <내 이름은 민들레> 내 이름은 민들레 배우식 내 안에는 지하방의 슬픈 사연 켜져 있다. '내 이름은 다문화, 다문화가 아닙니다.' 바닥에 방바닥 에 깊게 새긴 아픈 자국 오열하는 문장 하나 아야, 아야 소 리치며 지하방 방바닥을 어머니가 기어간다. 검은 피부 어 머니는 언제나 다문화 어디서나 다문화, 말.. ♡♡♡/시인의 시 201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