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스크랩] 서숙희 시인의 <몸 하나로>

꿍이와 엄지검지 2014. 6. 16. 09:09

 

 

 

몸 하나로

 

서숙희

 

빗방울 하나가 유리창을 타고 있다

 

디딤돌도 밧줄도 없이 절벽을 기어서

 

둥근 몸 다 찢고서야 저 아래 물에 든다

 

크고 넓은 어딘가에 마침내 이른다는 건

 

저렇듯 몸 하나로, 다만 몸 하나만으로

 

절망의 그 맨 아래까지 제 살 헐며 가는 것

 

 

 <<유심>> 2014. 6

 

 

 

 

 

출처 : 오늘의시조시인회의
글쓴이 : 김영주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