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순 시인의 시집 <<봄은 평등한가>>
웃골댁 양파농사 이남순 천 평 남짓 남새밭을 산 채로 갈아엎자 들녘을 덮어오는 울음 끝이 싸아하다 모종값 포기하고도 품삯조차 못 건지니 풍년이 죄라더라, 죄명 한번 얼척없다 못 거둔 가슴팍에 순장시킨 내 새끼들 땀흘려 가꾼 농사가 꼼짝없는 벌(罰)이라니 뉘 눈물 나 몰라라 냉랭한 뉴스 앞에 아무일 없는 듯이 하루가 저무는데 노을만 피멍 든 얼굴 하늘 끝에 부빈다 씨종자 이남순 지 엄니를 쥐 잡듯이 했다네요 돈 달라고, 오메는 좋겠네요, 그럴 아들 없으니깐 뭔 말을? 두들겨 맞더라도 씨종자는 있어야제 문학의 전당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