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김나비
예약된 또 하루가 조용히 눈을 뜬다
친구가 없는 나는 은둔형 외톨이
사람들 떠난 냄새가 마르기를 기다린다
간단한 질문에는 표정 없이 답을 하고
사지를 웅크린 채 어제를 찾아가며
먹어도 자라지 않는 바코드를 읽는다
분주한 발소리가 문밖에 흩어지면
내 속에 숨긴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남들은 내 머릿 속을 먼지 통에 빗댄다
혼놀*은 내 운명에 새겨진 검은 지도
익숙한 외로움이 틀 안에 맴을 돌 때
재빨리 몸을 숨기고 충전대로 향한다
*혼잣 놂, 또는 그렇게 하는 놀이
<<혼인 비행>> 발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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