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탱고
이나영
물걸레 빨아 널고
고무장갑 벗어내고
비상구 계단에서
빵 한 쪽 뜯고 난 뒤
화장실 한쪽 구석에 밴 땀을 말린다
보이지 말란 말에
갑갑한 숨을 잡고
환경도 미화도 없는
지하로 내몰리고
참았던 마음 쏟듯이 쓰레기통 비워낸다
반도네온
리듬으로
저들의 목청 속에
거친 숨
몰아가며
오랫동안 춤을 춘다
악센트
발끝에 실어
찌든 날 걷어찬다
<<언제나 스탠바이>> 책만드는집 2020
'♡♡♡ > 시인의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권도중 시인의 시집 <<그대 거리가 색으로 살아있다>> (0) | 2020.07.19 |
---|---|
이두의 시인의 시집 <<정글의 역학>> (0) | 2020.07.19 |
김나비 시인의 시집 <<혼인비행>> (0) | 2020.07.19 |
이용식 시인의 시집 <<우포늪 가시연꽃>> (0) | 2020.07.19 |
이남순 시인의 시집 <<봄은 평등한가>> (0) | 2020.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