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딴 세계 / 김영주 학교라는 딴 세계 김영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다가 딱 걸렸다 - 그래, 경준이는 손가락에 밴드 붙인 중환자고 나머지 한 놈, 두 놈, 세 놈… 니들은 뭐냐? 동남이, 현우, 상민이, 명길이, 진호, 태준이 환자 하나에 도우미 여섯 사연도 구구절절이다 엘리베이터 그 까짓게 뭐라고 그거 한번 타 보겠다고 비굴이 굴비굴비 엮인다 2022 봄호 ♡♡/발표동시 2022.05.15
몰랐다, 독립 / 김영주 몰랐다, 독립 김영주 날마다 "독립!"을 외쳤다 그런데 몰랐다 엄마가 독립을 꿈꾸는 줄은 준기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때마다 19년 차 전문가답게 조용히 내공을 다스렸던 엄마 마트영수증 귀퉁이에 끄적거린 낙서 보고 알았다 "그래 이눔아! 너 독립하는 날이 나 독립하는 날이다!" 2022 봄호 ♡♡/발표동시 2022.05.15
새들은 어디로 갈까 / 동시빵가게 26호 (2021년 12월호) 갓 구운 빵 | 동시빵가게 (modoo.at) [동시빵가게 - 갓 구운 빵] 동시웹진입니다. dongsippanggage.modoo.at 새들은 어디로 갈까 김영주 나뭇잎 다 떨어지면 새들은 어디로 갈까 나뭇잎보다 많은 새 소리는 어디로 갈까 ♡♡/발표동시 2022.01.23
윤수천 선생님이 읽어주신 [생각하며 읽는 동시] 욕실 슬리퍼 / 김영주 경기일보 [생각하며 읽는 동시] 욕실 슬리퍼 윤수천 욕실 슬리퍼 김영주 바르게 신어도 짝짝이로 보이고 고쳐서 신어도 짝짝이로 보인다 고것 참 희한하게도 벗어놓으면 맞다 욕실 슬리퍼는 대체로 오른쪽 왼쪽이 분명하지 않다. 오른쪽인가 싶어서 신어 보면 왼쪽인 걸로 보이고, 왼쪽인가 싶어서 신어 보면 오른쪽인 걸로 보인다. 왜 욕실 슬리퍼는 이처럼 불분명하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짐작건대, 실내화인 만큼 수월하게 신으라고 그러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한 세상을 살다 보면 굳이 오른쪽, 왼쪽을 따지지 않아도 좋은 경우가 참 많다. 오른쪽이면 어떻고, 왼쪽이면 어떤가. 그냥 신발이면 좋듯이 굳이 따지지 않아서 좋은 게 많다. 오히려 명확하게 한다고 하다 보면 편을 가르게 되고 심하면 적을 만드는 경.. ♡♡/발표동시 2020.07.01
<사랑이라는 믿음><입이 큰 악어>/매미가 고장났다고? - 푸른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제3집 사랑이라는 믿음 김영주 길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다 만난 강아지 엄지 우리 집에 와서도 한동안 기죽어 있던 엄지가 어느 날부턴가 퇴근하며 들어오는 엄마를 보면 짧은 꼬리를 있는 대로 흔들면서 캉캉 짖습니다 엄마다! 우리 엄마다! 나도 엄마가 있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사랑.. ♡♡/발표동시 2019.11.18
오래 된 사진첩 / 김영주 오래 된 사진첩 김영주 송아지처럼 눈이 커서 꼭 울 것 같은 아재랑 아재처럼 눈이 선해 꼭 울 것 같은 송아지랑 빛바랜 사진 속에서 그렁그렁 웃고 있다 <<열린아동문학>> 2018 겨울호 ♡♡/발표동시 2018.12.12
욕실슬리퍼 / 김영주 욕실슬리퍼 김영주 바르게 신어도 짝짝이로 보이고 고쳐서 신어도 짝짝이로 보인다 고것 참 희한하게도 벗어 놓으면 맞다 <<열린아동문학>> 2018 겨울호 ♡♡/발표동시 2018.12.12
화장하는 아빠 / 김영주 화장하는 아빠 김영주 아빠가 화장을 합니다 환한 웃음 더 환하게 눈썹 동글 그리고 고운 입술 더 곱게 입술 반짝 칠하고 '신나는 어르신 한마당 잔치'에서 노래 부르는 엄마를 위해 아빠가 화장을 합니다 사고로 두 눈을 잃고 앞을 못 보는 엄마 얼굴에 아빠가 예쁘게 예쁘게 화장을 합니.. ♡♡/발표동시 2018.10.18
같이 가요 / 김영주 같이 가요 김영주 할머니와 유모차가 길을 건너갑니다 할머니는 유모차를 아기 달래듯 밀고 가고 유모차는 할머니를 아기 달래듯 끌고 갑니다 초록불은 이제 곧 빨간불이 될거라며 셋, 깜빡 둘, 깜빡 하나, 깜빡깜빡 할머니의 굼뜬 걸음이 언능언능 가자가자 유모차의 낡은 바퀴가 투덜.. ♡♡/발표동시 2018.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