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동시 20

학교라는 딴 세계 / 김영주

학교라는 딴 세계 김영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다가 딱 걸렸다 - 그래, 경준이는 손가락에 밴드 붙인 중환자고 나머지 한 놈, 두 놈, 세 놈… 니들은 뭐냐? 동남이, 현우, 상민이, 명길이, 진호, 태준이 환자 하나에 도우미 여섯 사연도 구구절절이다 엘리베이터 그 까짓게 뭐라고 그거 한번 타 보겠다고 비굴이 굴비굴비 엮인다 2022 봄호

♡♡/발표동시 2022.05.15

윤수천 선생님이 읽어주신 [생각하며 읽는 동시] 욕실 슬리퍼 / 김영주

경기일보 [생각하며 읽는 동시] 욕실 슬리퍼 윤수천 욕실 슬리퍼 김영주 바르게 신어도 짝짝이로 보이고 고쳐서 신어도 짝짝이로 보인다 고것 참 희한하게도 벗어놓으면 맞다 욕실 슬리퍼는 대체로 오른쪽 왼쪽이 분명하지 않다. 오른쪽인가 싶어서 신어 보면 왼쪽인 걸로 보이고, 왼쪽인가 싶어서 신어 보면 오른쪽인 걸로 보인다. 왜 욕실 슬리퍼는 이처럼 불분명하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짐작건대, 실내화인 만큼 수월하게 신으라고 그러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한 세상을 살다 보면 굳이 오른쪽, 왼쪽을 따지지 않아도 좋은 경우가 참 많다. 오른쪽이면 어떻고, 왼쪽이면 어떤가. 그냥 신발이면 좋듯이 굳이 따지지 않아서 좋은 게 많다. 오히려 명확하게 한다고 하다 보면 편을 가르게 되고 심하면 적을 만드는 경..

♡♡/발표동시 2020.07.01

<사랑이라는 믿음><입이 큰 악어>/매미가 고장났다고? - 푸른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제3집

사랑이라는 믿음 김영주 길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다 만난 강아지 엄지 우리 집에 와서도 한동안 기죽어 있던 엄지가 어느 날부턴가 퇴근하며 들어오는 엄마를 보면 짧은 꼬리를 있는 대로 흔들면서 캉캉 짖습니다 엄마다! 우리 엄마다! 나도 엄마가 있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사랑..

♡♡/발표동시 2019.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