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믿음
김영주
길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다 만난
강아지 엄지
우리 집에 와서도 한동안 기죽어 있던 엄지가
어느 날부턴가
퇴근하며 들어오는 엄마를 보면
짧은 꼬리를 있는 대로 흔들면서
캉캉 짖습니다
엄마다!
우리 엄마다!
나도 엄마가 있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사랑해 주는 엄마가 있다고
캉!
캉!
캉!
짖습니다.
입 큰 악어
김영주
주영이 등에 얹힌 악어 한 마리
입이
쩌어어어어어어어어억
벌어져 있다
듣기 책, 말하기 책, 글쓰기 책, 웅변 책,
피아노 책, 운동복, 실내화, 과학상자ⵈⵈ
너무 많이 먹어 다물어지지 않는 입
입천장이 다 보인다
악어를 짊어진 주영이 허리는
앞으로
앞으로
꺾어지고
주영이를 잡아당기는 입이 큰 악어는
뒤로
뒤로
자빠지고
그래도 앞으로 가라고 밀어 주는
입이 큰 악어
ㅡ『매미가 고장 났다고?』(푸른책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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