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집

이남순 시인의 시집 <<봄은 평등한가>>

꿍이와 엄지검지 2020. 6. 18. 11:46

웃골댁 양파농사

 

이남순

 

천 평 남짓 남새밭을 산 채로 갈아엎자

들녘을 덮어오는 울음 끝이 싸아하다

모종값 포기하고도 품삯조차 못 건지니

 

풍년이 죄라더라, 죄명 한번 얼척없다

못 거둔 가슴팍에 순장시킨 내 새끼들

땀흘려 가꾼 농사가 꼼짝없는 벌(罰)이라니

 

뉘 눈물 나 몰라라 냉랭한 뉴스 앞에

아무일 없는 듯이 하루가 저무는데

노을만 피멍 든 얼굴 하늘 끝에 부빈다

 

 

씨종자

 

이남순

 

지 엄니를

쥐 잡듯이 했다네요

돈 달라고,

 

오메는

좋겠네요,

그럴 아들 없으니깐

 

뭔 말을?

두들겨 맞더라도

씨종자는 있어야제

 

 

<<봄은 평등한가>> 문학의 전당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