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笊籬에 관한 명상
정희경
소리 없는 흰 벽면에 조리 한 쌍 걸려 있다
힘들고 고단한 등, 의자로 서로 기대
쌀 일던 어머니 말씀
고스란히 앉아 있다
팽팽한 하루하루 시작과 끝 어디일까
무거운 음절과 통통 튀는 어절들이
조리질 한번으로도
뒤집히는 일상이다
조간신문에 쏟아지는 건조한 방백傍白들
자꾸만 가라앉는 알갱이를 띄워서
엉성한 불혹의 새벽
시문詩文을 조리질 한다
<<지슬리>> 동학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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