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문순자 시인의 <봄날의 교집합>

꿍이와 엄지검지 2020. 6. 9. 09:44

 

봄날의 교집합

 

문순자

 

어린 봄 햇살 몇 줌

어찌 그냥 흘리랴

겨우내 눅눅해진 이불 홑청 가는 사이

일곱 살 벌테 손자가 반짇고릴 엎질렀다

 

저건 전리품이다

시집올 때 딸려온

쪽가위 골무 단추 남편의 첫 월급봉투

덩달아 마른 탯줄도 불쑥 튀어나온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 도장이나 만들까

세상에 남길 거라곤 하나뿐인 탯줄도장

아들놈 첫울음 같은

연두로 꾹 찍고 싶다

 

 

<<어쩌다 맑음>> 황금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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