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교집합
문순자
어린 봄 햇살 몇 줌
어찌 그냥 흘리랴
겨우내 눅눅해진 이불 홑청 가는 사이
일곱 살 벌테 손자가 반짇고릴 엎질렀다
저건 전리품이다
시집올 때 딸려온
쪽가위 골무 단추 남편의 첫 월급봉투
덩달아 마른 탯줄도 불쑥 튀어나온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 도장이나 만들까
세상에 남길 거라곤 하나뿐인 탯줄도장
아들놈 첫울음 같은
연두로 꾹 찍고 싶다
<<어쩌다 맑음>> 황금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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