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U

훈련소에 있는 아들에게

꿍이와 엄지검지 2011. 12. 5. 09:32

 

 

승용아, 오늘 네 편지 받았어.
오랜에 네 편지 받아보니 목이 메이네.
너 입대한 지 이제 한달.. 
잠깐인듯 하면서도 한 일년은 지난 것처럼 까마득하기도 하네.
네 밑으로 훈련병이 두 기수 더 들어왔구나, 게시판을 보니.

사진 보니 볼살이 많이 빠졌더구나.  6킬로 빠졌다구.. 많이 뺐네.
볼살이 빠지니 스마트한 우리 아들 이미지가 잘 살아 나서 좋다.
그만큼 힘도 들었겠지?
목감기가 안떨어진다니 많이 괴롭겠네.  엄마가 목감기약 좀 챙겨갈께.
목감기는 약 안먹고는 잘 안떨어져..
열이나 안 났는지.. 열나고 훈련받으려면 죽을 맛이었을텐데.. 그치.

그래도 엄마 걱정할까봐 튼튼해져가는 느낌이라니 그래, 좋아.
엄마는 지난 주도 서울에 세번이나 올라갔다 와야했어.
힘들고 피곤했지만 꼭 필요한 나들이여서 다녀왔어.
그리고 오늘은 너 필요할 것같은 거 잊어버릴까봐 장도 보고 짐도 싸놓고 
집안일 부지런히 하고 엄지 미용시키고 엄마는 그 사이 목욕하고
다시 엄지 찾으러 조금 늦게 갔더니 얼마나 애타게 엄마를 찾던지..
행여 저 혼자 버려졌나 해서 그랬는지 살짝 유리문으로 들여다보니
미용실 주인보고 막 짖어대는 모습이
"다들 모야, 나 빨리 안내보내 줘?" 하는 투였어.  
그래봤자 아무도 저한테는 콧방귀도 안뀌는데말야.  
짖어대느라 지쳤는지 지금 골아떨어졌네.
어제는 오면서 병점역 앞에서 강아지옷을 팔기에
큰 맘 먹고 우리 까꿍이랑 엄지 옷 사왔어.
까꿍이는 옷 갈아입는 거 엄청나게 좋아하잖아.     
까꿍이집도 핸폰으로 인증샷하고 여러가지 했다 오늘..
오늘 자고 월, 화, 수 사흘 지나면 우리 용이 보러 가네.
엄마가 우리 용이 좋아하는 메뉴로 준비해갈거야.
그리고 지난 번에 엄마 부산 친구가 와서 천안 데려다 주고 오면서
우리집 둘러보고 왔단다. 
앞으로 좋은 일만 좋은 일만 가득할 것같은 예감이야.
용아, 오늘밤도 좋은 꿈꾸고 엔돌핀 퐁퐁 솟는 월요일 아침 맞이하길 바래.
엄마 참치김밥도 싸갈거야.
우리 용이가 한 개 먹고 "쩔어요, 엄마~!" 하는 소리 듣고 싶어.
사랑해, 용아.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