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의 말씀 / 김영주 길의 말씀 김영주 내 앞에 놓인 길만 길이라 생각했다 타는 목을 견디면서 걸어, 걸어, 가는 길 길 끝엔 두드릴 문이 보일 것만 같았다 돌부리에 엎어졌다 수렁에도 빠졌다 길이 사라졌다 길이 벌떡 일어섰다 쓰러진 나무 등걸이 내 발목을 낚아챘다 불현듯 돌아보니 따라오는 길 있었다 내 뒤를 밟은 길은 나와 함께 걸어준 길 나에게 뒤돌아보는 법 걸어온 길이 일러준다 2022 봄호 ♡♡/발표연시조 202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