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침의 비밀 잠이 덜 깬 새벽녘 유리컵을 닦다가
살과 살이 부딪치며 비명을 내지른다
순간을 놓아버린 손 바르르 떨고 있다
날선 살점들이 가슴에 와 박힌다
손때묻은 시간들이 거품처럼 사라진다
숨소리 귀에 환하다 빈자리만 차갑다
잃어버린 아픔은 그러모은 시간이다
시간 속에 붙들어 둔 은밀한 욕망이다
물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이 아침
버리고 못버리는 미련조차 짐이다
가벼운 아주 가벼운 비밀하나 가져갈 뿐
살면서
손바닥 위에
건져 놓은 손금 하나.
- <중앙시조백일장>2009년 10월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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