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그 아침의 비밀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09. 10. 23. 09:04

 

 

그 아침의 비밀


김영주

잠이 덜 깬 새벽녘 유리컵을 닦다가

살과 살이 부딪치며 비명을 내지른다

순간을 놓아버린 손 바르르 떨고 있다

 

날선 살점들이 가슴에 와 박힌다

손때묻은 시간들이 거품처럼 사라진다

숨소리 귀에 환하다 빈자리만 차갑다

 

잃어버린 아픔은 그러모은 시간이다

시간 속에 붙들어 둔 은밀한 욕망이다

물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이 아침

 

버리고 못버리는 미련조차 짐이다

가벼운 아주 가벼운 비밀하나 가져갈 뿐

살면서

손바닥 위에

건져 놓은 손금 하나.

 

- <중앙시조백일장>2009년 10월 장원

 



Loving Cello/Ralf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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