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그리운 연어 / 박이화

꿍이와 엄지검지 2010. 12. 29. 06:59

그리운 연어

 

박이화

 

고백컨대

내 한 번의 절정을 위해

밤새도록

지느러미 휘도록 헤엄쳐 오던

그리하여

온밤의 어둠이

강물처럼 출렁이며 비릿해질 때까지

마침내 내 몸이

수초처럼 흐느적거릴 때까지

기꺼이

射精을 미루며,

아끼며,

참아 주던

그 아름답고도 슬픈 어족

그가 바로 지난날 내 생에

그토록 찬란한 슬픔을 산란하고 떠나간

내 마지막 추억의 은빛 연어입니다

 

- 시집 <그리운 연어> (애지, 2006)

 

 

 

 

 

 

'♡♡♡ > 시인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꾸리蘭 / 이해리  (0) 2010.12.30
노랑붓꽃 / 나종영  (0) 2010.12.30
고전적인 봄밤 / 박이화  (0) 2010.12.29
시월 / 장지성  (0) 2010.12.10
춤 / 홍성란  (0) 2010.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