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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남의 시 읽기 <별이 빛나는 밤에 >

꿍이와 엄지검지 2012. 9. 26. 10:16

 

<윤종남의 시읽기 179>김영주 시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별이 빛나는 밤에>

저녁도 한참 지난 공원 앞 포장마차

종이할머니 유모차 끌고 “국물 좀 주우” 하신다

주인은 두꺼운 손으로 별떡 달떡 담아준다

허기 면한 주름진 손 괴춤을 더듬는다

“어머니, 아까 주셨어요”

파만 송송 써는 남자

폐지 위 빈 상자 속으로
별빛 내려
앉는 밤

<김영주 시인의 약력>
* 1959년 경기도 수원 생. 2009년 <유심>등단
* 2012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 시조집 『미안하다, 달』 학교도서관 사서

유성호 평론가의 해설을 본다
공원 앞 포장마차에서 펼쳐진 풍경 하나가 아스라하게 인화되어 있다. 폐지를 주워 유모차에 담고 걸어가던 할머니와 포장마차 주인인 한 사내가 주고받는 대화가 시편의 줄기를 이룬다. 두꺼운 손으로 허기를 면할 먹을 것을 담아 주는 주인과 괴춤을 더듬으며 값을 치르려는 할머니 사이에 오가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대화가 마치 ‘별이 빛나는 밤처럼 아름답게 번져간다.
이 시편은 ‘허기’를 둘러싼 구체적 장면을 통해 ‘주름진 손’과 ‘폐지 위 빈 상자’로 상징되는 가난의 풍경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허기와 가난 위로 떠오르는 ‘별’이라는 심미적 표상을 통해 치유와 위안의 마음을 아름답게 펼쳐낸다. 따스하고 애잔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제주인뉴스 윤종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