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엿뉘엿
김영주
머리 하얀 할머니와 머리 하얀 아들이
앙상하게 마른 손을 놓칠까
꼬옥 잡고
소풍온 아이들처럼 전동차에 오릅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경로석에 앉더니
머리 하얀 아들 손을 살포시 당기면서
옆자리 비어있다고
여 앉아앉아
합니다
함께 늙어 가는 건 부부만은 아닌 듯
잇몸뿐인 어머니도
눈 어두운 아들도
오래된 길동무처럼
뉘엿
뉘엿
갑니다
- <<동서문학>> 2013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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