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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문화콘텐츠화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야단법석>

꿍이와 엄지검지 2014. 2. 17. 11:45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야단법석>

 

_ 시조의 문화콘텐츠화

 

∎ 좌 장 : 권갑하

∎ 참여회원 : 박방희, 김영주

 

권갑하 : 오늘의 시조 야단법석 주제로 오늘은 <시조의 문화콘텐츠화>에 대해 논의를 해보겠습니다.

문화콘텐츠란 창의력과 상상력을 원천으로 문화적 요소가 체화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상품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출판이나 만화, 영화, 비디오,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방송, 음악, 모바일콘텐츠 등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하여 창작, 유통, 향유되는 멀티미디어 상품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화콘텐츠’란 이렇게 다소 전문적인 용어와 의미로 이해되지만 오늘 논의에서는 일반적인 문화상품 개념으로 이해하고 논의를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조의 문화콘텐츠>는 그런 점에서 시조문학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상품으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시조문학이라는 문자 중심의 콘텐츠를 어떤 식으로 가공하여 일반인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시조의 문화콘텐츠>이겠죠.

이 정도의 개념을 이해하시고 일단 <문화콘텐츠>에 대한 선생님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말씀해주시죠

 

박방희 : 스토리텔링처럼 요즘은 문화콘텐차화가 대세인 것 같아요.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에 맞춰 문화 상품을 제공하자는 취지인데, 생산자가 되는 우리 작가들 또한 그런 추세를 인식하고 발맞춰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김영주 : <문화콘텐츠>란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의 결합을 통해 나타난 콘텐츠입니다. 여기서의 콘텐츠는 단순한 내용물이 아니라 테크놀로지를 전제로 하거나 테크놀로지와 결합된 내용물로, 미디어를 필요로 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라는 말이 익숙하지는 않아요, 특히 저처럼 아날로그 세대에게는. 그러나 요즘은 <문화콘텐츠>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도 학문적 접근으로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고 또, 대학에는 <문화콘텐츠>라는 학과도 생겼다죠?

 

권갑하 : 그렇습니다. 결국 현재의 문자 텍스트 중심의 시조 작품, 즉 1차적인 소스만으로는 비주얼 영상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고 결국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박방희 :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앞으로 점점 심화돼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고요.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작가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방법을 여러 가지로 모색해볼 수 있겠지요. 오늘 같은 이런 자리도 그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주 : 저는 시조를 쓰고부터 <시조의 유통구조>에 대해 많이 고민하곤 하였습니다. 생각의 끝에 다다르면 어떤 한계에 부딪치게 되고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가 있지 않는 한 결국 우리 끼리 창작자가 되고 소비자가 되는 선에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자괴감이 들곤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문화콘텐츠>의 시각으로 본다면 <콘텐츠>는 상품인데 시조라는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비주얼 영상시대에 문화 예술적으로 완성시켜줄 미디어기술이 없다면 대중의 반향을 얻을 수도 없고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 되겠죠.

 

권갑하 : 그렇습니다. 최근 우리가 <한국문학예술인협동조합>을 만든 것도 21세기의 융복합 트렌드에 부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조든 시든 이제 텍스만으로 영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면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새로운 밥상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그래서 이미 오래전부터 시도돼온 시조를 음악, 노래와 결합한다든지, 그림과 결합하여 시화로 콘텐츠화 한다든지 이러한 융합 장르가 활성화되어 왔었죠. 이러한 것들을 더욱 활성화하고 상품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이 두 콘텐츠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사례지만 시조와 다른 장르와 결합은 이제 다각도로 나타날 것으로 보여지는 데요. 이러한 경향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지요.

 

박방희 : 시조는 정형시니까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데는 강점이 있을 것 같아요. 시조로 노래극을 만든다든가, 뮤지컬을 만들어 공연한다든가 하는, 발상의 전환과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선조들은 이미 그 비슷한 것을 해 왔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시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한 편의 드라마를 펼치기도 했잖아요. 시조(단시조)는 시화로 만들어 전시하고 보급하는 데도 우월성이 있지요. 그 역시 우리 선조들이 다양하게 시도하여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 내려왔었는데, 시조시인들이 그런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켰으면 어떨까 싶군요. 그리고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그림책의 텍스트로 시조를 창작하고 활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해봤어요. 시그림책이 나오고 동시그림책이 나오는데 시조를 텍스트로 한 그림책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요. 문제는 우리가 그런 쪽으로 의식을 개방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좋은 텍스트를 만들어내면 출판사의 호응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해요.

 

김영주 : 이번의 <한국문학예술인협동조합>의 발족은 꿈만 꾸어오던 저의 생각을 선생님께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깜짝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어요. (웃음)

문화콘텐츠는 그냥 작품이 아니라 상품입니다. 상품의 속성은 소비자와의 만남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겠죠. 그러려면 상품을 기획하는 안목도 필요하고 마케팅도 필요하고 판매 기술도 시장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일에 <협동조합>을 결성,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시고, 실행에 옮겨주신 추진력에 저는 그저 감동할 따름입니다.

시조와 노래와의 결합, 시조와 그림과의 결합은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시와 순간을 포착한 사진과의 만남인 <디카시>라는 장르도 융합장르로 권장할 만한 <문화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권갑하 : 참으로 좋은 말씀입니다. 또다른 방향 중 하나는 시집(시조집)을 단순 텍스만으로 편집하는 전통의 틀을 깨고 요즘 <커피테이블북>이니 하는 새로운 컨셉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와 사진, 그림 등과의 결합이죠. 문단은 워낙 보수성이 강해 이러한 시집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하지만 시각을 독자의 입장으로 돌려보면 문제는 달라진다는 생각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지요.

 

박방희 : 독자를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도 그렇고 시조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지요.

 

김영주 : 현대인들은 복잡하고 세밀한 것에 우선해서 간단하고 쌈빡하게 눈에 띄는 것에 많이 길들여져 있습니다. 나날이 급박해져가는 정보의 홍수시대에 누군가 요약하거나 포스트잇 해주지 않으면 정보를 다 읽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게 되었죠. 그러려면 눈에 띄어야 하고 어쨌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니 시와 사진, 그림 등과의 결합을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갑하 : 감사합니다. 사실 이런 토론은 총론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할 사안입니다. 앞으로 시조단에서 세미나 등을 통해 본격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오늘 논의는 하나의 작은 불씨 정도로 생각해도 좋겠지요. 문단의 보수성을 깨고 <소비>를 생각하는 문학, 나아가 다른 장르와의 경쟁에서 소외되지 않는 시조문학 활동으로 나아가는 첫발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무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박방희 : 생산에 힘을 쏟는 창작자와 그 창작물을 가공하여 새로운 메뉴로 시장에 내놓는 출판인, 기획자, 제작자 등의 역할이 증대되어야할 시점이라고 생까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시조시인회의나 한국시조시인협회 차원에서라도 시조를 텍스트로 한 노래극이나 뮤지컬 제작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김영주 : 우리의 창의력, 곧 창작품은 상품입니다. 상품 생산의 목적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고자 함인데 우리는 그동안 판로는 염두에도 두지 못하고 생산만 해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소비를 생각하는 문학 활동을 위해서는 쉽지는 않겠지만 서로 경계 없는 <협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결정짓는 것은 휴대폰과 인터넷이 될 것이니 문화적 트렌드를 예측하고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발전가능성을 전망하기 위한 기술변동에 주목, 휴대폰과 인터넷으로 전파가 가능한 결합이 뭘까도 고민해 봐야겠죠.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우선해서 <문화콘텐츠>의 기반은 <콘텐츠>에 있는 것이니 창작자 스스로의 역량이 우선시 되어야함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권갑하 : 오늘 장시간 진지한 토의를 해주신 시인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럼 이것으로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시조의 문화콘텐츠화> 야단법석 토론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토론에 참석해주신 박방희, 김영주 시인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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