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김영주
은근하게 붙었다가 은근하게 떨어지는
실패가 역작이 된 반전의 그 쓰일모
불꺼진 모니터 위에 삐뚜름히 붙어있다
하루치 일과로든 기억의 파편으로든
단 한 번 쓰였다가 미련없이 버려지는
만나고 헤어짐 사이 화끈하고 쿨하다
이름 없이 왔다가
이름 없이 가는 이여
스쳐 지날 뿐이라고 함부로 몸 굴렸을까
소리쳐
나부끼지 않아도
깃발이다
빛나는!
* '포스트잇'- 3M사의 스펜서실버가 만든 실패한 본드로 부터 시작돼
'접착제가 붙은 메모지'라는 역작이 되었다.
<시조매거진> 2014 창간호(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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