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언제나 적막하다
김영주
그것은 블랙홀처럼 밑도 없고 끝도 없다
초점 없이 퀭한 눈으로 허공을 떠돌다가
다가가 잡으려하면 안개처럼 흩어진다
혀 없이 능란하고
칼보다도 날래고
배반의 손등만큼 싸늘하고 의뭉해서
막막한 희망을 보는 건 숨막히는 고통이다
그 오랜 시간 동안 판도라의 상자 속에
웅크린 몸을 틀어 튕겨나갈 꿈을 꾸는
희망을 두드려본다
적막하고
적막하다
-<시와 경계> 201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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