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희망은 언제나 적막하다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4. 10. 22. 20:46

                          

 

 

                          희망은 언제나 적막하다

 

             김영주

 

                              그것은 블랙홀처럼 밑도 없고 끝도 없다

초점 없이 퀭한 눈으로 허공을 떠돌다가

다가가 잡으려하면 안개처럼 흩어진다

 

   혀 없이 능란하고

   칼보다도 날래고

   배반의 손등만큼 싸늘하고 의뭉해서

   막막한 희망을 보는 건 숨막히는 고통이다

 

   그 오랜 시간 동안 판도라의 상자 속에

   웅크린 몸을 틀어 튕겨나갈 꿈을 꾸는

   희망을 두드려본다

   적막하고

   적막하다

 

   -<시와 경계> 2014 가을호

 

 

 

'♡♡ > 발표연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의 두 손은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 김영주  (0) 2014.11.12
신사 / 김영주  (0) 2014.11.12
포스트잇 / 김영주  (0) 2014.09.17
다듬잇돌 / 김영주  (0) 2014.03.07
잠들지 않는 눈 / 김영주  (0)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