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값
김영주
청탁서 꽁무니에 계좌번호 적으라하면
액수야 얼마가 됐건 공연히 즐거워진다
내 시도 대접받는구나
자랑하고 싶어진다
글씨건 그림이건 자기 몸값 당당한데
아픈 속 쓰라린 속 제 속 다 까발리고
왜 유독 글쓰는 일만 업장처럼 느껴질까
시집 한 권 사 보는 일 그러고보니 게을렀다
오늘은 가판대 위 낯 모르는 시인을 만나
그니가 아낀 설움을 대신 울어 주고 싶다
<<좋은시조>> 2015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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