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8일 서울시청 별관 후생동에서는
염창권 시인의 <11월>이 중앙시조 대상을,
김영주의 <서양민들레>가 중앙시조신인상을,
박화남 시인의 <茶山을 읽다>가 신인작품상을 수상하는 시상식이 있었다.
..........................................................................................................
지지난 해 사고로 거동이 불편하신 큰오빠를 모시고 큰새언니 함께 와주셨다.
내 작품 <큰오빠>의 주인공 그 큰오빠.
못 오실 줄 알았는데 와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다.
부모님 같은 큰오빠 큰언니..
나 어렸을 적 하얀 양회벽의 일본식기와집인 고등동집에서
우리 큰오빠는 정말 참 모든 것이 크게 느껴졌던 오빠다.
키도 크고, 마음도 크고, 큰아들이라는 맡은 자리도 크고
공부도 잘 해서 대학에서 졸업식 때 받은
"축! 수석졸업" 이라는 벽시계가 늘 자랑스러웠던,
그렇게 모든 것이 크고 높고 숭고해서
우리오빠는 하늘에서 날 때부터 큰오빠라 이름 지어줬나보다고
어린 마음에 생각했던 그런 큰오빠.
그리고 그 큰오빠의 큰 자리를 기나긴 세월 묵묵히 내조해준 큰언니..
큰언니는 지금 머리가 하얘졌고 고운 얼굴에 주름이 가득해졌지만
내게는 언제나 갓 시집왔을 때의 그 고운 새언니다.
새언니.. 얼마나 따뜻한 말인가.
나를 한 번도 시누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친 동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늘 기도했다는 우리 큰새언니, 생각만 해도 눈물이 고인다.
딸 셋을 훌륭하게 키워 훌륭한 사위들과 함께 자랑할 게 많은 온화한 노후를 보내고 계신다.
두 분께 기쁨을 안겨드리게 해달라는 내 소원을 들어주신 하늘에 감사한다.
작은녀석 승환이, 나 그리고 우리 큰오빠와 언제까지나 새언니인 큰언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셨다.
심사를 봐주신 유성호 교수님. 심사평을 말씀하시는 자리에서,
"심사과정에서 잠시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하고 긴장을 주셨는데 뒷말씀이 반전이다.
"누구를 줄까를 고심한게 아니고 김영주의 어떤 작품을 당선작으로 할까..가 잠시 논란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함께 올라온 다른 작품들의 미적 수준이 고르게 높았습니다."
이 말씀이 나에게는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힘을 주는 말씀이었다. 희망을 주셨다. 고맙습니다. _()_
이승현 선생님과 유성호 교수님
승환이. 하루 종일 가야 말 한 마디 없는 녀석이 엄마를 안아주네. ㅎㅎ
중앙시조대상 수상자 염창권 시인
염창권 시인과 <유심> 의 이소영 시인
자유시 쓰는 김정수 시인과 염창권 시인
수상소감. 친구들과 큰오빠가 들고오신 꽃바구니 세 개를 앞에 나란히 놓았다. 고맙습니다. _()_
중앙일보 부사장님의 상패를 전달 받고
신인상을 수여하시는 중앙일보 부사장님
뒷줄. 화성교육청 교육장으로 정년 퇴임하신 임택명 선생님.
초등학교 5-6학년 때 은사님이신데 "우리 영주 잘했다"시며 와주셨다.
내년에 선생님 자서전을 내시는데 내가 요즘 도와드리고 있다.
아주 이쁘게, 최고의 책을 만들어드리고 싶은 염원을 담아..
앞줄은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홍성란 선생님.
이 쪽으로 찍고
저 쪽으로 찍고
선생님, 오빠랑 언니가 흐뭇해 하시는 모습, 나도 좋다.
시조 식구들. 이승현 시인, 이상야 시인, 홍성란 선생님, 김선화 시인, 나, 조안 시인, 이소영 시인
뒷줄 중앙일보 기자, 이정환 시인, 이달균 시인, 유성호 교수님, 권갑하 시인, 박명숙 시인
앞줄 홍성란 선생님, 염창권 시인, 한분순 시인, 이번에 신인작품상을 수상한 새내기 박화남 시인, 박권숙 시인
이서원 시인과 수원에서 와주신 홍춘자 시인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2015 중앙시조대상 수상작
11월
-염창권
그림자를 앞세우는 날들이 잦아졌다
캄캄한 지층으로 몰려가는 가랑잎들
골목엔 눈자위 검은 등불 하나 켜진다
잎 다 지운 느티나무 그 밑둥에 기대면
쓸쓸히 저물어간 이번 생의 전언이듯
어둔 밤 몸 뒤척이는 강물소리 들린다
몸 아픈 것들이 짚더미에 불 지피며
뚜렷이 드러난 제 갈비뼈 만져볼 때
맨발로 걷는 하늘엔 그믐달이 돋는다
젖 물릴 듯 다가오는 이 무형의 느낌은
흰 손으로 덥석 안아 날 데려갈 그것은
아마도, 오기로 하면 이맘쯤일 것이다.
2015 중앙시조 신인상
서양민들레
-김영주
떡전 거리 인도 위에 신문지 펼쳐놓고
풋고추
오이 호박
가지런히 누워 있다
환하게 이 드러내고 웃고 있는 베트남댁
산 설다
물도 설다
돌아갈 길 더 설다
보도블록 틈 사이로 뿌리 둘 곳 더듬다가
토종이 되어간단다
흙을 꽉! 움켜쥔다
중앙시조 신인문학상
茶山을 읽다
-박화남
1. 동박새로 날아와
그대가 없는데도 그대 너무 그리워서
만덕산 햇살처럼 구강포 바다를 당겨
백련사 고요에 들어
붉은 숨을 내쉰다
2. ‘丁石’을 새기며
꺾어든 그 비수를 바람 속에 던져놓고
초당에 내려앉아 찻물 깊이 끓였을까
용오름 역린을 삼켜
명편이 된 한 사람
3. 그리운 훗승
그대 푸른 동백나무 하늘로 날아올라
흐르는 구름 위에 한 편 시 적은 오후
여태껏 본 적도 없는,
길 활짝 벙근다
'♡♡♡ > With U'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황간역 SNS음악회- 김영주 시인 <오리야 날아라> (0) | 2016.06.18 |
---|---|
오늘의 시조, 중흥기일까 위기일까 - 시조의미래 (화중련 2014 하반기호) (0) | 2016.03.20 |
[중앙시조신인상] 틀 안에서 오히려 자유, 뼛속까지 쓰며 살 것 (0) | 2015.12.14 |
서정임 시인의 <파란 대문집> (0) | 2015.11.22 |
[스크랩] 제37회 황간역 음악회-마음의 소리를 찾는 여행에서 만난 고향역의 추억, EBS 한국기행 촬영 (0) | 2015.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