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손증호
맑았다 흐렸다 뒤채는 입방아에도
위아래 굳게 다문 그 입술 참 무겁다
그렇지!
사내의 속내
저 정도는 돼야지.
팔자가 좋다
손증호
중
국인이
아니라도
팔자가 나는 좋다
유난스레
잘록한
그
여자
팔자허리
통! 통! 통!
튀어오를 것 같은
팔자가 참
좋다.
갑중의 갑
손증호
철갑 기갑 막강해도 돈지갑 어찌 당할까
산 사람 홀리고 귀신까지 움직이는
요상한 지갑이야말로 갑중의 갑 분명하다.
낯가죽
손증호
삼중 면도날에 삼중으로 베였다고
작은놈 피 흘리며 면도칼에 화풀이다
낯가죽 두껍지 못한 제 잘못인 줄 모르고
화상전화
손증호
뜨겁다, 그놈의 전화 날것으로 와 닿는
축지법이 별거냐며 불쑥불쑥 들이대는
그 앞엔 숨을 곳 없다
꼼짝 마라, 손 증 호
<<불쑥>> 2016 알토란북스
손증호 시인의 단시조집.
그림이 선명하다.
구와 구 댓구가 분명하고 형식을 위해 억지로 잘라내거나 덧붙이지 않아 자연스럽고 읽기도 편하다.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의 답을 주시는 시인의 재치에 늘 탄복하곤 한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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