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수청동 사람들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7. 3. 15. 15:35

 

 

 

수청동* 사람들

 

김영주

 

키 작은 사람들이 오종종 모여 사는

필봉산 언덕바지 약수터길 산번지엔

해뜨고 달뜨는 일이 들창 안에서 벌어져요

 

산모퉁이 돌아나온 문서없는 돌밭에는

때깔 고운 산까치와

한뎃잠 자는 고양이가

저 먹던 부스러기도 허물없이 나누죠

 

"계란이 왔어요오"

동 점방 호객소리에

부시시 입던 채로 하품 달고 나가면요

이미자 동백아가씨가 살갑게 따라와

 

위 아래 층간소음은 먼 나라 이야긴 듯

압력솥 밥짓는 소리

마늘 쿵쿵 찧는 소리

"아무야!"

불러들이는 소리에 산도 번쩍 들리죠

 

 

*경기도 오산시의 행정동

 

 

<<좋은시조>>  2017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