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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시인 ‘육필의 향기’] (44) 김영주 시인의‘물의 화엄’
물의 화엄
한바탕 소용돌이 휩쓸고 간 모래톱에
깨진 병조각이 시퍼렇게 꽂혀 있다
누구든 스치기만 해도
살을 쓰윽 벨 기세로
파도는 너른 품으로 보듬었다간 돌아서고
눈물을 삼키면서 보듬었다간 돌아서고
제 혀를 자꾸 베이며
끌어안고 핥아준다
그렇게 숱한 날들이 지나고 또 지난 후에
너울도 닳아져서 지쳐 그만 잦아든 후에
그제야 날(刃)을 다 버리고
둥글게 내주는 몸
*김영주 시인의 대표작 〈물의 화엄〉 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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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막막한 세상에 던져진 너는 물이 되어라.
물이 되어 속울음 우는 이를 대신해 밤 냇가를 내달리며 마음 놓고 울어도 보아라.
더러 목마른 자에게 다가가 타는 갈증도 씻어 주고,
모나게 날 선(刃) 자에겐 너의 그 너른 품으로 껴안아 주어라.
그러한 너의 만행(萬行)이 만덕(萬德)이자, 함께 가는 우리 세상 둥글어지는 덕과(德果)이니라.
●김영주 시인은 1959년 경기도 수원에서 출생했다.
2009년 『유심』 신인상으로 등단해 2012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저서 『미안하다, 달』, 『오리야 날아라』, 『뉘엿뉘엿』 등이 있다.
「유심시조」 동인,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경기 오산 운천고등학교 도서실 사서로 근무중이다.
박영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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